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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hine Butcher

‘항구의 하늘색은 방송 끝난 텔레비전 화면 색이었다.’ (The SKY ABOVE the port was the color of television, tuned to a dead channel.)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 첫 시작 문장이다. 지지직거리는 잡음을 내며 방송 종료를 알리는 텔레비전의 화면은 죽음 후 부활을 알리는 수 천 수 만개의 생체 시그널 같아 보였다. 마치 세상 모두가 동시다발적인 고함을 지르는듯한 괴기함과 불운함에 이를 끝까지 쳐다보는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항구의 하늘색이 마치 dead channel 색이었다는 것은 그런 기분 나쁨 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업은 Machine butcher 시리즈의 첫 단원을 마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기본적인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스토리 내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 등을 현대미술 화법으로 구현하는 Concept art이다.

작품 내 세계관은 인간과 로봇의 전쟁 이후, 사이버 웨어를 통해 신체를 개조할 수 있지만 고위험의 수술과 높은 가격으로 인해 소수의 사람들만이 혜택을 보는 빈익빈 부익부의 세계이다. 강화에 성공한 소수의 사람들이 자본주의를 통해 그들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세상에서 비강화 인간들은 강화 인간들을 테러하는 순수-인간 지향의 극단 순혈주의자들, NEO-leddite 단을 만들어냈다. Machine butcher는 나노 테크놀로지를 통해 저렴한 비용과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손쉽게 섭취 가능한 강화 임플란트 파츠를 개발한 회사이다. 이번 전시는 Machine butcher의 팝업 스토어와 같은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작품은 Machine butcher main booth와 강화 파츠들, 그리고 Machine butcher의 광고 영상과 Machine butcher 초대 CEO 이자 박사인 Mr. Lee의 미공개 다큐멘터리 영상이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거대 문화 프랜차이즈의 화법을 실험해 보고자 한다. 일부 에너지 기업을 제외하고 최근 급부상하는 빅 테크 기업들은 하나같이 문화를 소유하고자 한다. 혹은 문화 그 자체가 되려는 기업도 있다. 이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 중 하나이며, 그중에서도 디즈니, 스타워즈, 포켓몬, 마리오 같은 것들이 지금 작업의 가장 중요한 모티브이다.

영화, 게임, 소설 등... 기둥이 되는 중심 소재는 각각 다르지만 이 작품들은 여러 파생 작업들을 만들어내고 소비되고 재창조된다. 스타워즈 같은 경우에는 디즈니가 소유하게 되었지만 조지 루카스의 상상력에서 출발하여 여러 감독들이 메가폰을 잡았었고, 소설, 만화, 게임 등을 통해 영화 외적인 이야기들을 풀어 나가고 있다. 이는 자연스레 팬들에게 흡수되며 관련 굿즈 등을 구매하게 만든다. 일부 능력자 팬들은 팬아트나 코스프레 등을 통해 다시 콘텐츠를 환원한다.

나의 작업으로 이야기하자면 기둥 작업은 현대미술로 진행을 하며, 자아를 쪼개서 나 자신이 나 자신과 협업하는 형태로 작업은 진행이 된다. 나 자신이 생산자이자 소비자이며, 창조자이자 피조물, 감독이자 팬이 된다. 작품은 이러한 생산과 소비의 환원 구조 속에서 파생되는 시그널들을 포착하는 작업이다.

작품의 외형이 사이버펑크를 띄고 있는 것은 사이버펑크라는 소재 자체가 지니고 있는 질문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복잡계 현실은 그 복잡함을 더 강화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단 한 가지 질문만을 나라는 작가에게 강요하거나 집중하지를 못하게 되었다. 여러 문제들을 지켜보며 지금의 현실을 적절히 비유하는 소재로 사이버펑크를 선택하게 되었다. 원래 Sci-fi를 좋아하기도 했었지만 사이버펑크 소재가 다루는 수많은 철학적 주제들은 지금의 나와 네가 공통적으로 지니는 문제의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

세상은 더욱 빠르게 발화하며 소비되고 그만큼 다시 재생되고 있다. NFT를 통한 코인판의 성장, 밈 주식 (Meme stocks), 런웨이에 등장한 스트리트 패션, DIY, Lo-fi, 인디음악들과 아티스트들의 성장, 대 유튜브 시대의 개막, 죽은 줄만 알았던 인터넷 커뮤니티들의 부활 등 세상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 더욱 빠르게 소비되고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세상의 파도 속에서 유연한 작업으로 항해하려면 분열된 자아를 동력 삼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Mr. Lee, video, 2021

parts_land, video, 2021

parts_sea, video, 2021

parts_air, video, 2021

Machine Butcher company ad, video, 2020

Government's propaganda against Neo-luddite protests, video, 2020

KakaoTalk_20201016_144529953.jpg

Machine butcher store, 컴퓨터, TV, 전기선, 전기톱, 알루미늄, 목재 등, 180*150*230Cm, 2020

[꾸미기]333333.jpg

Machine butcher 12parts, 컴퓨터, 전기선, 알루미늄호일, 비닐 27*18*3Cm,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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